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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0 지하철 단상
Something about PR2009. 2. 10. 09:55
하룻동안 지하철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계산해 봤더니 평균 세 시간이다. 출퇴근, 기자 미팅, 개인 업무 등을 모두 포함해서다.

소비시간을 주말까지 포함해 한 주로 계산하니 21시간, 한 달이면 84시간, 1년 이면 1095시간이다. 이 어마어마한 시간 동안 나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DMB를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청취하거나, 책을 읽거나, 지인과 잡담을 나누거나, 멍하니 공상에 잠기는 것 같다. 그 중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게 무엇인고 다시 생각해 보니 아침, 저녁 출퇴근 때 무가지를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처음엔 조간 무가지만 배포 되었는데 지금은 석간 무가지 까지 배포되니 퇴근 길도 그리 심심치는 않다. 오늘 잠시 지하철역 내부를 둘러보니 전과 다른 풍경들이 새삼 눈에 띈다. 

스포츠신문 가판대가 많이 없어졌고 음료수와 과자를 빼 먹을 수 있는 간식 자판기가 들어섰고 무가지를 보는 사람들과 휴대폰으로 DMB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적정 비율(?)로 섞여 있다.

지인과 얘기를 하지 않는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도 무언가는 계속 하고 있다. 모든 매체를 통해 끊임 없이 정보를 주고 받는 행위를 하고 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 만 빼고 말이다.

오늘 하룻동안 받은... 이렇게 많은 정보들을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얼마나 오랫동안 그 기억을 유지하고 있을까?

가끔 클라이언트 기사가 무가지에 난 것을 보며 내심 미소를 짓곤 주위를 돌아본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 기사를 받아 들이고 있을까?'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 심리에 관한 많은 논문들과 책들이 있겠지만, 지하철 안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저 사람들이 무언가 열심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정보 따위엔 관심 없는 분들이 등장하신다.



이 분들에겐 주중 내내 생산, 배포되는 무가지가 '정보 수신의 도구'가 아닌 '생계 유지의 도구'가 된다. 그러고 보면 매체란 성격 자체는 중립적 성향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매체를 이용하는 주체가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질 것이다.

정보를 모두 소비한 나는 무가지를 가지런히 모아 폐지(?)를 수집하시는 분께 조심스레 건넸다. 지하철 내 무가지 수집에 대해 작은 논란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내겐 큰 의미가 없다. 

그 순간 만큼은 그 분과 나의 상반된 매체 이용의 동기와 목적이 일치되는 순간이니까 말이다. 
Posted by jjpd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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