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Comm2008.10.22 10:48
10월 한 달 동안 매주 한 번씩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A공사의 한 직원분이 교육 말머리에 질문을 하셨다.

"기자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우리가 얘기를 해도 꼭 나쁜 것만 찝어서 최종방송되더라고. 그걸 어떡해야 돼. 오늘 미디어 트레이닝 교육 받는 것도 좋지만.. 기자들이 이렇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달려드는데 뭐 방도가 있겠습니까? 우째야 됩니까?"

윗 보스에게 들으니 집안이 3대에 걸쳐 죄를 지으면 후손이 기자가 되고 4대에 걸쳐 죄를 지으면 홍보담당자가 된다는 말을 농담삼아 기자들과 한다고 했다. 많이 웃었다. 그리고 곧 4대에 걸쳐 죄를 지은 조상님들을 생각하며 웃음을 멈췄다.

A공사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신 경험을 가지신 분들은 거의 치를 떨고 계셨다. 당신 딴에는 좋은 의도로 사실을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날 나간 기사 및 보도를 보니 자신의 생각과는 영 딴판의 그림이 연출된 것이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A공사 직원들의 기자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으로 굳어져 있었다. 농담으로 "미래 사윗감으로 기자 어떠세요?" 하니.. 여기저기서 "절대 안돼"라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홍보 담당자와 함께 숨쉬며 생활하는 기자들이 이렇게 인기가 없다니..

그러나 인기가 없으면 없을수록 기자들이 본 업무에 충실하다는 반증이다. 기자를 만나 좋지 못했던 기억들을 가진 홍보담당자 및 내부 직원들은 'wrong choice' 니 'dart throwing'이니.. 이런 들어 보지도 못한 취재기법을 활용해 가며 조직에 위해(?)를 가하려는 기자들이 반가울 리 없다.

기본적으로 뉴스는 'bad(나빠야)' 해야 잘 팔린다. 그리고 재밌다. 하루에 생산되는 수 많은 기사 중 굳이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카운팅 하자면 나쁜 뉴스가 더 많을 것이다. 나빠야 재밌기 때문이다.

A공사의 또 다른 관계자가 이런 질문을 한다. "나쁜 뉴스를 듣고 싶어하는 청중들과 나쁜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들이 똑같은 것 아닙니까? 나쁜 뉴스에 대한 수요가 있으니 기자들이 공급을 하지.." 

그렇다. 뉴스 생산은 일부 경제원리와도 비슷하다.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보다 더 재밌다고 느끼는 청중들이 있으니까.. 나쁜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가 있는 거다. 

질문을 한 A공사 관계자도 타 조직이나 개인에 관한 나쁜 뉴스를 좋아하는 똑같은 수요자다. 다만 그게 내 조직의 일이거나 나의 일일 경우는 더 피부에 와 닿을 뿐이다.


기자는 기자다. 기자는 자신의 일에 충실할 뿐이다. 조직의 입장에서 '사실'을 전달할 사명이 있는 기자들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말할 수 있다. 그걸 간혹 경험하니까. 

기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가끔 실수할 때가 있다. 그리고 언론사도 하나의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 하듯이.. 재미있는 기사를 생산해서 팔아야 한다. 


본업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본업에 충실한 기자들에게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교육받는 사람들의 목적이다. 기자에 대한 이해를 조금만 더 하고자 하면 그들을 이해하고 우리를 이해할 수 있다.

 
Posted by jjpd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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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레이니(Trainee)들의 욕구와 이해도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장팀장님에게서 훌륭한 트레이너의 자질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도 수고하세요.

    2008.10.22 1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감사합니다. 이사님의 포스팅 덕분에 공부 많이 하고 있습니다. ^^

      2008.10.22 11:52 [ ADDR : EDIT/ DEL ]
  2. 좀더 죄업을 더 쌓아야겠어요....:)

    2008.10.22 1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죄 짓고 사는 것도 가끔.. 어떤 면에선 괜찮은 것 같습니다. :)

      2008.10.22 11:52 [ ADDR : EDIT/ DEL ]
  3. goodfollower

    50년 후면, 내 조상과 맞짱을 뜨고 말테다...

    2008.10.22 14:30 [ ADDR : EDIT/ DEL : REPLY ]
  4. 기자들 중에도 보도자료 기사는 절대 써주지 않고 제품/업계 비판 기사만 쓰기 좋아하는 기자는 얄밉다는 얘기가 대화중에 나왔었는데, 이 포스팅이 기억났습니다. 상생관계여야 하는 PR인과 언론인이지만 이렇게 보니 그렇게 '까칠한' 기사를 쓰는 것이 실제로는 기자 스스로 본업에 충실한 거다 싶습니다. 생각하다보니 사장님이 블로그에서 언젠가 PR인은 기자에게 경쟁심과 친근함을 동시에 지녀야 된다고 쓰신 것이 또 떠오르네요.

    2008.10.25 23: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