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Comm2010.09.11 12:24
민영화 이후 'alleh kt' 캠페인을 통해 낡고 보수적인 기업이미지 개선에 방점을 찍었던 KT가 '집전화 정액제'라는 암초에 걸려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KT는 유선사업에서의 어려움을 딛고 '아이폰'을 통한 무선사업으로의 전환에 성공을 하고 있던 터라 이번 위기이슈는 그 여파가 작지 않을 듯 싶습니다. 순차적으로 유선사업부문 매출 감소, 무선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 부정적 기업 이미지 상승 등 여러 위기상황들이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랫동안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서비스 해 오던 KT가 어떻게 이 위기를 해소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지 주목해야 겠습니다.

위기의 발단은 9월 10일에 방송된 KBS 1TV '소비자고발'의 '환불대란, KT집전화 정액요금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이슈는 갑작스러게 나타난 것이 아닌, 8년 전 KT가 무리한 가입자 유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예견된 위기였습니다.


                                                            <KT 집전화 더블프리요금제편 CF>

'맞춤형 정액제'는 KT에서 2002년 9월 10일부터 12월 9일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모집한 상품으로, 최근 1년간 월평균 시내-외 통화료에 1천~5천원을 더한 정액요금을 납부하면 시내-외 전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당시 KT는 직원들까지 총동원해 대대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서 무려 700만명(3가구 당 1가구 가입한 셈)을 모았고 2010년 3월 기준으로 488만 1천명이 남아 있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당시 가입과정에서 '전화 녹취록'을 남기거나 '서면 동의' 의무 규정이 없다보니 실적을 노린 무작위 가입 사례가 많아 항의가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이동전화 사용 증가로 유선 통화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선 정액요금제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는 가입자들이 많았을 겁니다.

KT입장에서 보면 구두로 동의를 받았더라도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는 것이 자충수가 됐을 겁니다. 즉 피해 가입자뿐만 아니라 정상 가입자가 환불이나 해지를 요구하더라도 '명시적 동의'가 확인되지 않으면 손해 금액을 환불해야 된다는 겁니다.

'LM더블프리' 요금제 고객동의 문제는 이미 지난 2008년 12월에 방통위에서 KT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 3천만원을 부과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때부터 KT는 가입자들에게 모두 전화 녹취나 서면을 통해 가입자 동의를 확보하기 시작했지만 다소 늦은감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당시 KT는 "그 동안 정액요금 가입자에게 요금고지서를 통해 손해 발생 상황을 알리고 DM으로 정상 가입여부를 확인해 왔지만 회슈율이 극히 낮은 상황"이라고 해명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KT는 항의하는 가입자들만 환불해 줘 소극적 대처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그렇게 수면 아래서 유선사업 매출을 유지했던 것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하게 된 계기가 된 겁니다. 이제는 KT가 선택할 옵션은 많지 않습니다. 전수 조사 과정을 거쳐 기존 가입자들의 환불을 돕지 않더라도 고객들 스스로의 무더기 환불 요구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환불 요청 금액은 대략 최고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KBS 소비자고발 '환불대란, KT집전화 정액요금제' 中>

요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보면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앞서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이슈는 그 동안 간헐적으로 언론에서 다루고 지적해 왔던 것입니다. 언론 보도관점에서 '평범(?)'하게 다뤄졌던 이슈를 'KBS 소비자고발'에서 매우 심층적이고 자극적으로 보도하자 많은 고객들이 온라인상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개인환불 의지를 밝히고 있으며 심지어는 KT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KT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무서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KBS 소비자 고발'을 보면, 현실성과 자극적 영상이 잘 버무려져 만들어졌다는 것이 피해자 인터뷰를 집중한 대상이 바로 시골에 계신 순박한 '어르신'들이었단 겁니다. 현실적으로 젊은 층은 유선보다 무선전화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어 인터뷰 대상으로서의 임팩트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시골에서 도시에 나간 자식, 손주들과 유선전화를 통해 보고싶은 마음을 달래시는 순박한 '어르신(부모님 계층)'들이 KT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쓰지도 않은 통화료를 왜 부가했느냐"고 더듬더듬 묻는 장면을 보면 KT가 순박한 시골 노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는 느낌이 옵니다. 특히, 시골에 계신 노인분들이 투박한 말투로 '사기'란 표현을 사용하실 땐 더욱 감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올해 저를 비롯한 위기관리 코치들이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Crisis Management POC Workshop & Media Training'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위기발생 시, 아무리 '본사/리더'가 위기관리 경험이 많고 대응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영업/생산/대리점' 등 일선에서 잘못된 인터뷰를 통해 발생하는 위기는 통제할 수 없다는 코치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고 기업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하는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POC(Point of Connection)' 관련 위기관리 서비스의 중요성을 이번 'KT 집전화 정액요금제' 이슈에서 다시 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소비자고발 보도 중 KT 본사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KT의 '집전화 정액요금제'를 통한 부당한 매출에 대해 회사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위해 침묵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만한 장면이 나옵니다. 내부 관계자에 의한 '유죄인정 발언'이 추후 KT의 위기관리활동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은 명약관화 합니다. 이번 KT사례는 위기관리에 대한 기업의 지속적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리고 큰 기업일수록 전사적이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얼마나 필요한가 등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집전화 정액요금제' 이슈로 인해 KT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매우 큽니다. 더욱 심각한 건, 당장의 경제적 피해보다 KT의 명성과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어 향후 사업들에 대해 부정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아직까지 KT는 이번 이슈에 대한 해명이나 공식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듯이, 지금 KT 내부에선 관계자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열심히 상황파악 하고 계시겠지만 혼란이 가중돼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분노한 고객들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KT가 어떻게 대응을 해 갈지.. 그 활동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잘 운영하고 있는 KT의 공식 기업 트위터에는 현재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걸려 있습니다. 이번 '집전화 정액요금제'에 대한 고객의 질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의 KT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Posted by jjpd2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nice site i want to know more about that. go on

    2011.01.06 12:0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