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Comm2010.01.07 17:26
지난 4일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서울시는 며칠째 눈에 갇혀 있다. 전문가들은 염화칼슘에만 의존한 제설 대책이 사태를 키웠다며, 효과적인 제설을 위해 선진국 수준의 대응 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겨우내 많은 눈이 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우 여러 대의 제설차량이 무리를 지어 신속하게 눈을 치우는가 하면, 증기 컨테이너와 쌓인 눈을 긁어모으는 동시에 눈 수거용 트럭에 옮기는 ‘황금팔’ 등 효율적인 제설 장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이영주 연구원은 “폭설이 잦은 선진국의 사례와 서울시의 제설 작업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우리 수준에 맞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이 없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이영주 연구원은 “100년 만의 폭설이 내린 상황에서 서울시의 제설 대책이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그칠 게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눈을 치울 때 어느 길부터 치우고 어떤 위치에 차량을 대기시킨다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컷뉴스].



최근에 폭설로 인해 고생하신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쌓인 눈과 미끄러운 길 때문에 평소 출근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100년 만에 처음 온 대설이라 그런지 도로 곳곳과 인도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 출근길에 미끄러져 무방비 상태로 후방낙법을 했더니 등하고 허리가 쑤시다 못해 머리 속까지 울림증상이 지속되고 있네요. 여섯 살 때부터 낙법을 익혀서 다행이지 큰일날 뻔 했습니다. :)

모든 사건 이후에 그렇듯이, 이번과 같은 폭설에 대비해 선진국 수준의 대응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도처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선 국내에서 이번과 같은 폭설이 얼마나 자주 발생할거라고 큰 사회적 비용을 들여 선진국 시스템을 갖추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국내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고 대비하자는 겁니다. 

어떤 의견이든 목적은 하나가 되겠죠. 유사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겁니다. 위의 상황과 다르긴 하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시 클라이언트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만 만들어 놓지 말고 이를 실제 테스트 해 볼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함께 진행해 보시라는 겁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 서비스를 의뢰한 적지 않은 클라이언트들께서 예산, 일정 등을 이유로 매뉴얼만 진행하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은 위기 시 위기관리팀원들이 해야 할 R&R(Role&Responsibility)이 담겨 있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하지만 이 문서가 정작 힘을 발휘해야 할 실제 위기시에 소용이 없다면 어떻겠습니까?

며칠 전에 前 클라이언트셨던 분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문득 궁금해 "지난 해 보니 위기 건수들이 많이 있으셨던데 위기관리 매뉴얼을 잘 활용하셨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분이 그러시더군요. "그거 펴 보지도 못했어요. 그 때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실제 위기 시, 활용할 가치가 높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위기가 닥치니 매뉴얼은 뒷전이 되더군요. 이게 실제 활용하려니 도저히 감이 안오는거야. 일 해결해 보겠다고 그것 갖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스트레스만 받았다니까...."

과거 이 클라이언트도 매뉴얼과 시뮬레이션을 함께 서비스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의 사정으로 시뮬레이션은 취소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만 만들어서 납품했었죠. 조직의 특성상 많은 위기가 발생하는 이 클라이언트는 지금도 매년 같은 위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경험 상, 위기관리는 대응 매뉴얼만 갖고 진행할 순 없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함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갖추고 이를 테스트해 보기 위해 가상위기 속에서 정기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는 겁니다. 그리고 다양한 인사이트 도출해 지속적으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위기관리는 시스템, 경험, 인사이트, 실행 등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진행될 때 비로소 그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모쪼록 기업 및 조직들이 공중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일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 코치인 정용민 대표님의 블로그에서 마음에 쏙 들었던 문구가 문득 생각나는군요.

'아무리 힘센 소라도 바퀴 없이는 수레를 끌지 못한다' 

Posted by jjpd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