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about PR2009.03.12 10:46
몇 년전 위기관리 컨설팅을 진행했던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여러 가지 위기이슈로 인해 조직의 이미지가 안 좋아져 대국민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방안을 의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언론담당자와 만나 서로의 안부, 근황을 물은 뒤 구체적인 정책홍보 사업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처음부터 기운이 빠지는게 명확한 계획 없이 우선 에이전시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 제안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제안을 받고 상위 간부급 인사들과 홍보의 필요성과 추진 계획에 대해 얘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예산이 얼마 있냐고 물었다. 현재는 예산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추후에 어떻게 예산이 잡히고 실제 정책홍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경험 상 이런 경우는 정책홍보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더 안 좋은 케이스는 조그마한 예산으로 정책홍보 사업이 진행 될 경우다. 

정책홍보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실무 담당자들이나 간부들이 실제 홍보에 들어가는 예산을 외부전문가에게 들어본 뒤 나타내는 반응은 똑같다. 무슨 예산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느냐, 홍보는 적은 예산으로 많은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 우리는 그럴만한 예산이 현실적으로 없다 등.. 

실제 예산이 없다면 혹은 충분하지 않다면.. 정책홍보를 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홍보는 절대적으로 예산이 필요한 분야이며 그 예산 규모에 따라 결과,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적은 돈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본다는 망상은 접어야 한다. 이는 일부 특정 성공사례를 통하거나, 혹은 다양한 홍보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일부 분들이 홍보를 지나치게 과장되게 표현하고 교육함으로써 온 결과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홍보에 대한 개념이 없는 교육대상자들이 많았을 것이고.. 일부 홍보전문가들에 의해 잘못된 주입식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홍보는 작은 예산으로 어정쩡하게 접근을 했다간 아무런 효과를 못 보거나 혹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과거 정부 홍보컨설팅을 진행한 경험을 비춰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 각 부처별로 주어진 적은(?) 홍보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정책홍보 컨설팅을 진행한다
  • 홍보컨설팅만 받고 실행은 하지 않는다. 실행을 할 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홍보컨설팅 보고서는 내부보고용으로 쓰이며 그 뒤의 용도는 알 길이 없다
  • 민간기업에서 성공적으로 진행한 사례가 있으면 무비판적으로 벤치마킹하려 한다
  • 홍보컨설팅 안에 제시된 일부 프로그램을 진행하나 또 예산문제로 작은 것만 지엽적으로 실행한다
  • 정책홍보의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외부 홍보전문가들은 'Public Affair' 분야에 대해 건성으로 일을 해 주는 악순환이 발생한다(이것도 참 큰 문제다)
  • 홍보 실행에 관한 의사결정이 느리고 그 시점도 느리며 어떤 경우는 계획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다
  • 실행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내부 보고를 위해 '컨설팅 보고서'형식으로라도 작성해야 한다. 물론 아무 쓸모 없다
  • 민간에서 행하고 있는 다양한 홍보기법들에 일단은 관심 갖고 본다. 그렇지만 깊은 이해를 하고 실행하진 않는다. 일례로 모 중앙부처는 정부에서 '블로그'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그 블로그란게 홈페이지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것과 같았다. 대부분의 중앙부처 블로그가 다 그렇다. 담당자들은 최우수상을 받아 블로그 컨설팅은 받을 필요가 없고 자신들이 잘 한다고 착각한다. 이건 분명 '웹 1.0 커뮤니케이션'도 아닌 '웹 -1.0 커뮤니케이션'이다
  • 정책홍보는 부처의 업무특성 및 환경에 따라 기획단계에서부터 전략적으로 만들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디 부처가 뭐를 성공적으로 했다더라'식의 내부 '~카더라 통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밖에도 더 하고 싶은 말들이 많지만 여기까지만 하겠다. 옛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서 '예산'을 제일 먼저 물어본건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가 얼마를 가져갈 수 있을까'라는 비지니스 차원이 아니었다. 물론 우리는 프로기 때문에 돈을 받는다. 일을 해 주면 정당한 댓가를 받아야 하니 비지니스 측면에서 생각 안할 수 없지만.. 그에 앞서 국민들을 위해 잠도 못 자가며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상 비판을 받고 있는 옛 클라이언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이번 만큼은 정말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정책홍보를 통해 국민들과의 간극을 단 1mm라도 줄였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아무리 잘해도 기업이나 정부는 비판받기 쉽상이다. 100번 중에 1번 실수하면 모든 성과들이 물거품이다. 공중들이 큰 조직들에게 'Perfect'함만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홍보를 잘한 들 국민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렇게 정책홍보를 하고 싶다면 현실적인 상황을 극복해 꾸준히 예산을 늘리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전략적인 계획을 갖고 지속적인 실행을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이렇게 진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면 부처가 좀 잘못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비판은 하겠지만.. 좀더 빨리 용서해 주지 않을까?

Posted by jjpd26